하프타임을 지내며, 요즘은, 방안 이구석, 저구석에서 가끔 튀어나오는 옛날 자료들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오늘 튀어나온 자료는 중앙일보 2003년 10월 24일(금), 5면에 실린 <이어령 말의 정치학 3: 위기를 뛰어넘은 名言들>이다. 그 중 일부를 옮겨 적는다:
"심각한 위기를 만났을 때 지도자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언어의 힘"이라는 것은 틀린말이 아니다. 위기(危機)라는 한자어를 가지고 위험이 곧 기회라고 말한 것은 한자 문화권의 정치가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미국의 대통령 케네디였다...물론, 위기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겠지만, 그러나, 살다보면 어찌 위험한 순간이 없으랴. 어느 사람, 조직, 사회에도 위기는 있는 법. 신정아씨의 경우에도, 한 때 실수가 있었고, 그것으로 위기가 있었겠지만, 그 이후, 그가 쏟아내는 말을 보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에게 "위기는 지도자를 시험하고 성공한 지도자는 그것을 명언으로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기호학에서는 일상적인 의미를 정치적 문맥으로 바꾸치기하는 현상을 '코드전환'이라고 부른다.
"난 분명히 2005년 5월에 예일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0만 달러 들여서 변호사 2명과 사립 탐정 3명을 고용해 예일대 박사학위 논문을 도와준 가정교사를 찾고 있다. 화요일(11일)에 우리 집에서도 공식 변호사를 내세울 거다."
이 말을 보고, 난 다시 한 번 그녀가 박사학위를 받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졌다. 세상에 자신의 학위를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 2명과 사립 탐정 3명을 고용하는 사람이 어디있단 말인가? 예일대에 성적표 신청서와 몇 불 내면 될 일이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그랬겠는가마는, 그나마 위기상황에서 가지고 있는 기회를 자기의 거짓으로 날려버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 영 입맛이 개운치 않다.
